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MBTI 재검사 후 바뀐 내 유형… 사람도 바뀔 수 있을까?

by 어피치이 2025. 6. 27.

유형 변경 경험담 + 환경과 성격 변화에 대한 고찰

처음 MBTI 테스트를 했을 땐 INFP.
'감성 넘치고 공감력 강한 이상주의자'라는 결과에 고개를 끄덕이며 "딱 나잖아" 하고 수긍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다시 검사를 해보니… 결과는 놀랍게도 INFJ.
내향성과 직관은 그대로인데, '감정형 + 계획형'?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체계적인 사람이었지?

많은 사람들이 MBTI가 바뀌었다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과연 사람은 성격이 바뀌는 걸까요? 아니면 환경이 일시적으로 태도를 바꾼 걸까요?

이 글에서는 제 MBTI 변경 경험을 바탕으로
MBTI가 왜 바뀌는지,
우리는 정말 변하는 존재인지,
그리고 성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보려 합니다.

MBTI 재검사 후 바뀐 내 유형… 사람도 바뀔 수 있을까?
MBTI 재검사 후 바뀐 내 유형… 사람도 바뀔 수 있을까?

"나 진짜 INFP였는데…" – MBTI 유형이 바뀐 경험담

첫 MBTI 테스트는 20대 초반, 대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심리학 수업 과제로 했던 기억인데, 결과는 INFP.
그 결과를 본 친구들이 “와 너 진짜 딱 이거야”라며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잘 맞았어요.

혼자 있는 시간에 에너지 충전

누군가 힘들다는 말엔 금세 몰입

정해진 계획보단 흐름에 맡기는 타입

저도 정말 그랬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며 점점 달라졌죠.

어느새 달라진 나의 모습
직장에서 일하다 보니

프로젝트 마감일을 정해놓고

회의 안건을 미리 정리하고

감정은 표현보다 조절이 우선인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 문득, '이제 나는 INFP가 아닐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들었고,
재검사 결과는 INFJ.

처음엔 당황스러웠습니다.
"나는 계획 세우는 거 싫어했는데?"
"나는 즉흥적인 감성이었는데 왜 이젠 이성과 구조를 중시할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건 단지 테스트 결과가 변한 것만이 아니라
내가 환경에 맞춰 적응한 결과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MBTI는 왜 바뀌는 걸까? – 테스트와 성격의 관계

MBTI가 바뀌는 현상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전문 연구기관에 따르면, 56주 간격으로 재검사를 하면 약 4060%가 다른 유형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그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1) 사람은 환경에 적응한다
내향적인 사람도 리더 역할을 맡다 보면 외향적으로 보일 수 있고,
계획을 싫어하던 사람도 업무상 루틴이 필요한 상황에선 자연스럽게 J(계획형) 성향을 갖게 됩니다.

➡ 성격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과 역할에 따라 ‘사용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2) MBTI는 ‘경향성’을 측정할 뿐
MBTI는 “당신은 100% 내향형입니다”가 아니라,
“내향과 외향 중에 조금 더 내향 쪽 경향이 있습니다”라고 말해주는 테스트입니다.
그리고 이 경향은 일시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오늘 피곤하다면 내향적으로 나올 수 있고

요즘 팀 프로젝트에 몰입 중이라면 외향적으로 나올 수도 있는 것

➡ MBTI는 정체성 진단서가 아닌, 현재 상태의 스냅샷이라 보는 게 정확합니다.

3) 나이에 따라 성격이 변화한다
심리학자들은 대체로 30대 전후를 기점으로 성격이 안정화되고,
나이가 들수록 성숙해진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20대의 ENFP가 30대엔 ENFJ처럼 바뀌는 경우

ESTP가 나이 들어 ESFJ처럼 정서적 안정감을 중시하게 되는 경우도 있죠.

즉, 성격은 경험에 따라 발전하고 성숙해질 수 있습니다.

사람은 바뀔 수 있을까? – 고정된 성격이라는 환상

여기서 중요한 질문.
MBTI가 바뀌는 건 테스트 오류일까, 아니면 사람이 실제로 변한 걸까?

정답은 둘 다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성격을 ‘바뀌지 않는 본질’로 보는 것은 이제 구시대적 관점입니다.

변화는 성장의 일부
사람은 관계 속에서, 경험 속에서 조금씩 자신을 수정해 나갑니다.

예를 들어

늘 공감만 하던 사람이 ‘선 긋기’를 배우고

즉흥적이던 사람이 ‘책임감’을 익히고

자기표현을 어려워하던 사람이 점점 '말하는 용기'를 얻게 되기도 하죠.

이런 변화는 ‘진짜 나’를 잃는 게 아니라, 다양한 ‘나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과정입니다.

MBTI는 나침반이지, 지도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MBTI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나는 INFP라서 이런 건 못 해요”,
“ESTJ는 절대 감성적인 거 몰라요” 같은 식으로
자신을 고정된 틀에 가두는 오류를 범하곤 합니다.

MBTI는

‘내가 어떤 경향을 지녔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일 뿐,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짓는 절대 기준은 아닙니다.


MBTI는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시간이 지나며,
환경이 달라지며,
관계와 일, 삶의 선택을 통해 변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중요한 건 ‘이전과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입니다.

INFP였던 내가 INFJ가 되었다고 해서 나의 감성이 사라진 것도,
이전에 내가 틀렸던 것도 아닙니다.
그저 나는 조금 더 조직적인 방식으로 감성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 된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