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상담 언제지?”
예전엔 전혀 관심 없던 질문이었지만, 이제는 일주일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점이 되었다.
오늘은 주 1회 상담이 삶의 루틴이 되기까지 – 정서적 루틴의 힘에 대해 소개해드릴 예정이다.
한때는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는 사람’이라는 말에 스스로도 낯설었고, 어딘가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안다.
주 1회 상담은 단순한 일정이 아니라, 내 삶을 지탱해주는 정서적 루틴이라는 것을.
이 글은 상담이 어떻게 ‘치료’에서 ‘루틴’이 되었는지, 그 변화의 과정과 의미를 나누고 싶어 쓰게 되었다.
상담을 고민하는 사람, 혹은 상담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어색한 사람들에게 작은 힌트가 되기를 바란다.
상담을 ‘일정’으로 생각했던 초반: 마음의 벽과 거리감
처음 상담을 시작했을 땐, 나는 상담을 ‘일정’으로만 생각했다.
일주일에 한 번, 50분 동안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나온다는 개념이 좀처럼 익숙하지 않았다.
물리적으론 그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심리적으론 마음을 깊이 열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이 되면 상담실에 가고, 정해진 이야기를 꺼내다 끝나면 나왔다.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쓸데없는 얘기 아닌가?” “상담사도 지겹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나를 계속 붙잡았다.
나조차도 내 감정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으니, 상담 역시 당연히 ‘어색한 일’로만 느껴졌던 것이다.
그 시기의 상담은 마치 연습 없는 리허설 같았다.
내 마음을 다 꺼내지도 못한 채, 일주일이 지나갔고, 어느새 회기가 끝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담을 꾸준히 이어갔던 이유는 딱 하나였다.
“그냥 여기만큼은 나를 꾸짖지 않는 곳이니까.”
그 사소한 이유가 상담을 멈추지 않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주 1회 상담이 마음의 버팀목이 되기까지
그러던 어느 날부터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날도 별 특별한 이야기 없이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도 오늘 여기 와서 참 다행이다.”
그건 상담을 통해 어떤 큰 결론을 얻어서가 아니라,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상담실이라는 공간이, 점점 내 감정을 안심하고 풀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되어가고 있었다.
특히 상담이 ‘고정된 루틴’이 된 후부터 삶의 균형이 조금씩 잡히기 시작했다.
감정이 크게 흔들리는 일이 있어도 “이번 주 상담에서 이야기하면 돼”라는 생각이 버팀목이 되었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인간관계에서 혼란이 왔을 때,
친구에게 털어놓기엔 너무 복잡한 감정을 상담실에 가져갔다.
상담은 내게 즉각적인 해결을 주는 곳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도록 나를 단단히 붙잡아주는 울타리였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부터, 상담은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그냥 ‘밥 먹듯이, 출근하듯이, 산책하듯이’
일상적으로 내 마음을 돌보는 하나의 정서적 습관이 되었다.
상담은 내 마음의 체온을 지켜주는 루틴입니다
요즘 나는 상담을 일주일 중 가장 중요한 일정으로 여긴다.
누구와의 약속보다 우선순위로 두며, 가능하면 다른 스케줄을 피해서 그 시간을 지키려 한다.
상담 시간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어볼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삶의 온도를 지켜주는 것 같다.
예전에는 작은 감정에도 크게 흔들리고,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행동이 바뀌곤 했는데
지금은 상담이라는 고정 루틴 덕분에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어느 날은 상담에서 거의 말도 하지 않고 울기만 하고 나오는 날도 있다.
어느 날은 전혀 예상치 못한 내 감정이 불쑥 튀어나와 나 자신에게 놀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쌓여서 지금의 나를 만든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매주 반복되며, 내 안에 ‘안전한 나’를 만들어주고 있다.
당신만의 정서적 루틴을 가지세요
우리는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
그런데 마음이 아플 때는 무엇을 하시나요?
주 1회 상담은 내게 그런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되어주었다.
심리상담은 더 이상 특정한 사람만 받는 ‘특별한 치료’가 아니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정서적 위생 습관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습관이 꾸준히 쌓였을 때, 우리는 더 단단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주 1회, 정해진 시간.
그곳에 앉아 당신 자신을 만나보세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 ‘나와의 관계’를 위한 루틴.
그건 결코 사소하지도, 낭비도 아닌
당신 삶의 깊이를 더하는 진짜 루틴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