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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우울할 때만 받는 걸까?

by 어피치이 2025. 6. 28.

“요즘 딱히 우울한 건 아닌데, 자꾸 상담 생각이 나요. 
근데… 이런 상태로 받아도 되는 걸까요?”  오늘은  심리상담 우울할때만 받는걸까? 에 대해

소개해드릴 예정이다,

 

내가 처음 심리상담을 고민했을 때, 머릿속에 맴돌았던 질문이었다.
심리상담은 보통 심각한 우울이나 불안이 있을 때 받는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그렇지만 나는 어떤 ‘위기’보다도 ‘모호함’ 때문에 상담을 받게 되었다.

이 글은 '아프지 않아도' 상담이 필요한 이유와 상담을 통해 자아 탐색과 관계의 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중심으로 나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심리상담, 우울할 때만 받는 걸까?
심리상담, 우울할 때만 받는 걸까?

"우울한 건 아닌데 괜찮지도 않다" – 그 미묘한 감정의 정체

많은 사람들이 심리상담을 떠올릴 때
‘울고, 무기력하고,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들만 받는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또 하루가 시작됐네…’ 하는 무기력,

친구들과의 대화 중 느껴지는 미묘한 거리감,

좋아하던 일에도 별 반응 없는 자신을 보며,

이게 정상인지, 아니면 나도 힘든 건지조차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냥 애매한 상태”… 그 자체가 신호일 수도 있다
나처럼 ‘극단적인 감정’이 아니면
도움을 청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상담사들은 말한다.

“마음의 불편함은 크기보다 지속 시간과 영향력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겉보기엔 평범해 보여도, 내면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생각과 감정은 결국 삶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상담이 필요한 건 ‘무너지기 직전’이 아니라,
‘그 이전’의 시점이다.

상담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마음 탐색’일 수 있다
내가 처음 상담실 문을 열었을 때,
상담사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이 가장 자주 떠올리는 감정은 무엇인가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딱히 우울하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마음이 복잡한지 설명할 수 없었다.

그 질문 하나로 나는 깨달았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감정은 ‘해결’이 아니라 ‘이해’가 필요한 상태라는 것.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해본 적 있는가 – 자아 탐색의 힘

상담을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였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할 수가 없었다.

나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우리는 종종 외부 시선에 의해 정체성을 규정받는다.

“넌 참 책임감 있어.”

“넌 외향적인 사람이잖아.”

“넌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잖아?”

이런 말들에 익숙해진 나는,
실제로 내가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말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상담을 통해 나는
내가 느끼는 감정, 사고방식, 반복되는 행동 패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생각-감정-행동을 연결하는 훈련

 

예를 들어,
직장에서 누군가의 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내 모습이 반복됐다.
그 상황을 상담 시간에 풀어보면,

감정: “괜히 무시당한 기분이 들어요.”

생각: “나를 대충 대하는 거 아닐까?”

행동: “말수가 줄고, 감정이 쌓였어요.”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내가 과거 경험에 의해 형성된 ‘해석 필터’로 사람을 바라본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그런 ‘나만의 렌즈’를 인식하게 되면서
타인과의 충돌이나 오해를 줄이고,
조금 더 유연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생겼다.

관계에서 반복되는 문제, 결국 나를 다시 보게 한다

나는 상담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과의 갈등은 “상대방이 예민해서”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담을 받으면서 보니,
늘 비슷한 상황에서 갈등이 생기고,
그때마다 내 반응은 거의 똑같았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건 ‘상대방 탓’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내 제안을 거절했을 때
나는 ‘내가 무시당했다’는 감정을 강하게 느꼈다.

그 이유를 상담을 통해 파고들었더니,
어릴 적 부모님의 무관심이 뿌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거절 = 존재의 부정으로 받아들이는 내 감정 구조는
현재 관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관계 회복은 '나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후, 같은 상황이 생겼을 때 나는 한 걸음 물러설 수 있었다.

“이 감정은 지금 상황 때문이 아니라, 내 오래된 감정에서 비롯된 거야.”

“상대방이 나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그냥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거야.”

이런 시선 변화는 내가 더 이상 감정의 자동 반응에 휘둘리지 않도록 도와줬다.

 

상담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마음의 대화 공간’
상담은 우울하거나 힘든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지금 삶이 별 문제 없어 보여도, 그 안에서 뭔가 막혀 있다고 느껴진다면,
그게 바로 상담을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이다.

심리상담은 해결책을 주기보단
스스로 내면을 바라보고, 해석하고, 다르게 선택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

나를 이해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가기 위한 정서적 운동장 같은 곳.

우리가 몸이 아프지 않아도 가끔 건강검진을 받듯,
마음에도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