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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연인 관계에서 상담이 도움이 되었던 순간들

by 어피치이 2025. 6. 29.

사람 사이의 관계는 늘 어렵다.
가족이든, 연인이든,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지만 그만큼 쉽게 상처받고 감정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걸 누구보다 깊이 체감했던 사람이다.
가족 간의 말다툼, 연인과의 오해, 감정이 폭발해 서로를 밀어낸 경험들.

 

과거의 나는 이런 갈등이 있을 때마다 더 감정적으로 대응하곤 했다.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회피하거나, 상대를 탓하거나, 혹은 스스로를 극도로 몰아세웠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 패턴이 바뀌기 시작했다.
상담은 내게 갈등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주었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다.

이 글은 그런 변화의 과정, 그리고 상담이 실제로 내 관계에 어떤 효과를 주었는지를 공유하기 위해 쓴다.
갈등으로 지쳐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족/연인 관계에서 상담이 도움이 되었던 순간들
가족/연인 관계에서 상담이 도움이 되었던 순간들

가족과의 대화가 늘 ‘싸움’으로 끝날 때 – 반복되는 갈등의 원인을 알게 된 순간

상담을 시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가족과의 끊임없는 말다툼이었다.
특히 부모님과의 갈등은 늘 똑같은 주제로 반복되었고,
나는 대화를 시도하다가도 결국에는 문을 ‘쾅’ 닫고 방에 틀어박히곤 했다.

“왜 그렇게 나를 이해 못 해줄까.”
“왜 늘 나한테만 기대하고, 실망하는 걸까.”

그 감정의 뿌리가 무엇인지 몰랐을 땐, 그저 부모님을 탓했다.

 

하지만 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는 내 안에 ‘인정받고 싶었던 아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무조건적인 지지를 바랐던 어린 시절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기에,
지금도 부모님의 말 한마디에 지나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자각했다.

그걸 인식한 후, 부모님의 말이 더 이상 “비난”으로만 들리지 않았다.
같은 말을 들어도 받아들이는 내 태도가 달라졌고,
그 변화는 결국 대화의 분위기 자체를 바꾸는 데 큰 영향을 줬다.

이건 혼자였으면 절대 보지 못했을 내 내면의 풍경이었다.
상담을 통해 나는 갈등을 일으킨 사람이 아니라, 갈등의 감정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연인과의 반복된 오해 – 감정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

연인과의 관계는 때때로 가족보다 더 치열하게 감정을 마주해야 하는 관계다.
나 역시 오래 사귄 연인과 수차례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며 지쳤고,
상대의 말 한마디에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내 감정을 전달하는 데 늘 실패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왜 내 진심은 자꾸 오해받을까"라는 괴로움이었다.
상대는 내 반응이 지나치다고 했고, 나는 그 말에 상처받아 더 크게 터트렸다.
결국 사소한 다툼이 감정의 홍수로 번지곤 했다.

상담에서 이 이야기를 꺼냈을 때, 상담사는 내 감정을 그대로 받아주면서도
이 관계 안에서 내가 사용하는 표현 방식, 기대와 실망의 패턴에 집중해주었다.

 

예를 들어,

나는 ‘걱정해서 한 말’이었지만 상대에게는 ‘비난처럼’ 들렸다는 것.

내가 원하는 건 애정 표현이었지만,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회피’였다는 것.

이처럼 상담을 통해 감정의 언어를 번역해보는 과정은
마치 두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통역사를 두고 대화하는 듯한 경험이었다.

그 결과, 나는 감정이 올라올 때 ‘상대에게 설명하기 위한 말’을 먼저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고
갈등이 격해지기 전에 스스로를 진정시킬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그 변화 덕분에, 지금은 연인과의 대화 속에서 더 이상 ‘상처받기 위한 말’이 아닌
‘이해하고 싶은 말’이 오고 가고 있다.

갈등 없는 관계는 없지만, 감정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다르다

상담을 받기 전 나는 좋은 관계란 ‘갈등이 없는 관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이거였다.

갈등은 없어질 수 없다. 대신, 갈등을 다루는 방식은 배울 수 있다.

상담을 통해 나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감정이 격해졌을 때, 충동적으로 행동하기보다 “이 감정은 어디서 오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됐고,

상대방의 말에 반사적으로 반응하기보다 ‘그 사람이 지금 느끼는 감정’을 상상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며,

무엇보다, 내가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덜 기대고 덜 원망하게 됐다.

그렇게 가족과 연인과의 갈등은 ‘더이상 안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싸워도 관계가 무너지지 않는 신뢰를 만들어가는 일’로 바뀌어갔다.

지금도 완벽하지는 않다.
가끔은 여전히 감정이 앞서기도 하고, 실수도 한다.
하지만 달라진 건, 나는 이제 갈등 앞에서 도망치거나, 상대를 탓하지 않고,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건 상담이 내게 준, 가장 현실적이고 값진 변화다.

 

상담은 나와 타인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상담을 받기 전엔, 갈등이 나를 무너뜨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 갈등이 더 나은 관계로 가기 위한 문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 문을 두드릴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상담이었다.

가족과 연인 사이의 갈등으로 지쳐 있는 분들께 말하고 싶다.
상대가 바뀌지 않아도, 내가 달라지면 관계가 진짜 바뀔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는,
상담이라는 ‘관계를 회복하는 연습장’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